2016. 4. 3. 23:04

안개꽃, 소다수, 하늘

15분 전력이 되어버리겠군요




...

그를 볼 때면 늘, 음, 뭐, 그렇다.

.. 뭐? 뭐가 '그렇'냐고?

뭐, 그냥 그런게 있는거지. 넘어가자구, 친구.


* * *


그 날은, 별 다를 게 없는 날이었다.

아침에 팝의 잔소리에 깨어나고,

그릴비에서 늦은 아침을 먹고,

하루종일 팝의 따뜻한 걱정과 잔소리와 함께 한 그런 날.

뭐? 잔소리가 뭐가 따뜻하냐고?

거기에 날 걱정하는 느낌이 들어있으면, 따뜻할 수도 있는 거지 뭐.


그러다가, 팝이 갑자기 내게 질문을 해 왔다.


* 형, 형은 사랑이 뭐라고 생각해?

* ... heh. 팝 네가 그런 질문을 하다니.

* 그런데 어떡하지? 지금은 바쁜 일이 있어서, 가 봐야겠는걸.


나중에 대답해 주겠다, 라는 변명아닌 변명을 뒤에 흘리고,

팝의 형은 언제나 그래! 지금 할 일도 없으면서! 대답하기 귀찮아서 그러는거지! 게으른 해골!! ..등등의 말을 뒤에 남기고, 나는 도망치듯 지름길을 향했다.

그리고 지름길을 빠져나와 온 곳은, 워터폴에 있는 망원경 옆.


..사랑, 사랑이 뭐냐고.

팝, 그건 말이야.

그 사람을 볼 때면 마치 소다수 병에 하트를 담아 둔 것처럼 하트가 찌릿거리기도 하고,

지금 이 곳, 워터폴에서 하늘-아니 천장인가?-의 반짝이는 돌들을 바라보는 것처럼, 눈 앞이 반짝거리기도 하는 그런 거지.

그리고 하얀 안개꽃 더미에 파뭍힌 것처럼 부드럽고 따뜻하고,

하지만 그 작은 꽃송이를 만지면 부서질 것 같아 건들지는 못하는, 그런 거야.

..마지막은 내게만 한정된 걸지도 모르지.

적어도 내게는 그래.

이렇게 쉽게 말할 수 있는 걸 대체 왜 말하지 못했는지.

.. 그건, 내가 가져서는 안되는 감정이라고 느끼기 때문일까?

아니면, 이걸 사랑이라고 믿을 수 없기 때문일까?



너를 보면, 따듯함을 느껴.

그리고 동시에 아픔을 느끼지.

하지만 네게 말할 수는 없어.

이건.. 네게 가져서는 안되는 감정이니까.

네게 말할 수 없는 그런 감정이니까.



그렇게 생각하며, 나는 또 다시 네 곁으로 돌아가.

비겁하다 매도해도 할 수 없지.

이제는 네 따듯함을 벗어나서는, 숨 쉴 수 없는 내가 되어버린 걸...

Posted by TOKA*